
경상남도 창녕군 길곡면 술정리 산자락에 위치한 작은 동굴. 그곳은 수천 년 전 선사인이 실제로 거주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 국내에서도 희귀한 자연 유적지입니다.
이 동굴은 1963년 천연기념물 제108호로 지정되었으며, 지질학적, 고고학적, 생물학적 가치를 모두 인정받은 복합 자연문화유산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1. 창녕 술정리 동굴지 개요
- 명칭: 창녕 술정리 동굴지
- 지정번호: 천연기념물 제108호
- 지정일: 1963년 1월 18일
- 위치: 경상남도 창녕군 길곡면 술정리 산 70번지 일대
- 지형: 석회암 지대의 자연 동굴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이 동굴은 석회암의 침식 작용으로 자연적으로 생성된 동굴이며, 입구는 남향으로 트여 있어 햇볕이 잘 들고, 동굴 내부는 연중 비교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선사시대 주거지로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2. 동굴의 지질학적 특징
술정리 동굴은 다음과 같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닙니다:
- 형성시기: 중생대 백악기 또는 신생대 초기 추정
- 암석 구성: 석회암층 (카르스트 지형 발달)
- 지형 형성: 지하수의 용식 작용에 의해 생성된 종유동굴 구조
이러한 특징 덕분에 종유석, 석순, 석주 등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관찰되며, 동굴 내 미기후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고고학적 보존 상태가 뛰어납니다.
3. 고고학적 발굴 성과
1960년대 국립문화재연구소(현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 진행한 발굴조사 결과, 술정리 동굴지에서는 선사시대 인간의 생활 흔적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 생활 도구: 석기류, 긁개, 뗀석기
- 화덕 흔적: 탄흔 및 불탄 나무 조각
- 동물 화석: 멧돼지, 사슴, 호랑이 등 당시 생태계를 보여주는 동물 유골
이 유물들은 구석기 후기에서 신석기 초기에 이르는 인류의 생활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됩니다.
즉, 이 동굴은 단순한 자연동굴이 아닌, 고대 인류의 삶의 터전이자 문화 형성의 시작점이었던 것입니다.
4. 생물학적 가치
술정리 동굴은 다음과 같은 생물학적 특징도 지니고 있습니다:
- 동굴 생물 서식지: 박쥐류, 동굴 곤충, 균류 등 특수 생물군
- 희귀 종 발견 가능성: 동굴 내부의 고유 미생물 군락 존재
- 동물 화석의 보존 상태: 탄화된 나무, 뼈 조각 등이 습도 덕분에 안정적으로 보존
이처럼 이 동굴은 생태·고고·지질 정보를 동시에 품고 있는 살아있는 연구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보호 및 관리 현황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술정리 동굴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 출입 제한: 일반인의 동굴 내부 출입은 원칙적으로 금지
- 주기적 환경 점검: 습도, 온도, 구조 안정성 조사
- 문화재청 및 지자체 공동 관리: 창녕군과 문화재청이 협업
- 학술 탐사 허가제 운영: 학술 목적 외 탐사는 제한
또한 동굴 주변에는 해설 안내판과 관람 제한 구역이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에게는 자연유산의 소중함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 교육 및 학술 활용
창녕 술정리 동굴지는 다음과 같은 교육적·학술적 활용 가치가 있습니다:
- 선사시대 교육 현장: 초·중등 사회과 교육자료 활용
- 지질학·고고학 실습 장소: 대학 및 연구기관의 조사 대상
- 생물다양성 조사 기지: 동굴 생태계 탐사 기초 자료 확보
이처럼 동굴 하나가 보존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후손들에게는 선사시대의 삶을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창이 되어줍니다.
맺음말
천연기념물 제108호 창녕 술정리 동굴지는 그저 깊은 바위틈이 아닙니다.
그 속엔 수천 년 전 인간이 남긴 불빛과 손길, 숨결이 살아 있습니다. 이 동굴을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땅 위에 얼마나 깊은 시간이 흐르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자연이 만든 공간, 인간이 머물던 자리, 그 흔적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문화 보존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