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남도 광양시 옥룡면, 지리산 자락의 한적한 산골짜기에 고즈넉한 폐사지가 있습니다. 이곳은 고려 시대 고승 무상국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 옥룡사(玉龍寺)가 자리했던 곳입니다.
그 절터 중심에 수령 8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242호로 지정되어,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간직한 문화생태유산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1. 천연기념물 지정 개요
- 명칭: 광양 옥룡사지 은행나무
- 지정번호: 천연기념물 제242호
- 지정일: 1982년 11월 4일
- 소재지: 전라남도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산 6번지
- 수령: 약 800~1,000년 추정
- 수고: 약 31m
- 둘레: 약 12.3m
이 나무는 국내 은행나무 중 가장 아름다운 수형을 가졌다고 평가받으며, 매년 가을이면 황금빛 잎으로 옛 절터를 수놓아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2. 은행나무의 역사적 배경
옥룡사지는 고려 말 무상국사(無相國師) 지공(指空) 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원나라 황실과도 교류했던 고승으로, 그가 심었다는 전설이 이 은행나무에 전해집니다.
사찰은 조선 시대 이후 폐사되었지만, 이 은행나무만은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유지하며 사찰의 기억과 수행자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 절터의 중심에 자리해 사찰 경내 구성의 핵심으로 기능
- 기도와 수행의 상징적 장소로 전해짐
- 지방민들의 신앙적 기원 장소로 여겨짐
3. 생물학적 특징
- 학명: Ginkgo biloba
- 분류: 은행나무과 / 은행나무속
- 특징: 내공해성, 병충해에 강함, 장수하는 수종
- 잎: 부채꼴, 가을에 노랗게 물듬
이 은행나무는 하늘로 곧게 뻗은 줄기와 넓게 퍼진 수형이 완벽한 반구 형태로, 조형미와 생명력을 동시에 갖춘 수종입니다.
수령이 오래되었음에도 건강한 생육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식물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노거수로 평가됩니다.
4. 사계절 변화와 문화적 상징성
이 은행나무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연출합니다:
- 봄: 싱그러운 연둣빛 새잎
- 여름: 깊고 짙은 초록 그늘
- 가을: 황금빛 낙엽으로 물든 절경
- 겨울: 눈꽃처럼 쌓인 가지 위 설경
특히 가을에는 노란 은행잎이 절터를 가득 메우며 ‘시간이 멈춘 숲’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사진작가들과 여행자들에게 인생샷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5. 보호와 관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문화재청과 광양시는 은행나무의 생육 환경 보존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 지지대 설치 및 줄기 균형 유지
- 병해충 방제 및 연 1회 정기 진단
- 토양 개선 및 주변 배수 관리
- 방문객 통제선 설치로 뿌리 보호
또한, 옥룡사지 일원은 문화재 종합정비 대상지로 지정되어 사찰 터와 노거수를 함께 보존하는 복합적 문화유산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6. 생태 관광 및 지역 활용
- 광양 은행나무길과 연계한 생태탐방 코스 운영
- 가을 은행나무축제 개최 (시민 참여형)
- 지리산권 생태관광 콘텐츠와 통합 운영
- 학생 대상 현장학습 장소로 활용
옥룡사지 은행나무는 지역의 자연 자산으로서뿐 아니라 관광·교육·문화 콘텐츠로의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맺음말
천연기념물 제242호 광양 옥룡사지 은행나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이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남긴 깊은 시간의 기록입니다.
폐사된 사찰 위에 남겨진 이 나무는 마치 시간을 지키는 수호자처럼 오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은행잎이 흩날리는 가을날, 그 아래서 천년의 고요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